믹싱된 음악에 대한 단상
원래 가끔 잘 듣곤 하던 Low Light Mixes라는 사이트가 있다. 엠비언트 뮤직들 믹싱해서 올려놓곤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차분하고 어두운 음악들이 많다.
몇년 전부터 우연히 알게돼서 가끔 올라오는 mp3 다운받기도 하는데 가만 보니까 음악을 듣는 것도 내가 적극적으로 음악을 찾아서 듣는게 아니라 어디 누군가가 아예 짜집기 해서 올려둔걸 받아서 그들이 큐레이션한 음악 리스트를 수동적으로 듣는게 언제부턴가 편해진것 같다.
출퇴근 길엔 특히 그러했다. 구글 뮤직도 마찬가지 인데 내가 아이튠즈에 올려둔 음악을 구글 뮤직이 가져간다. 폰으로든 피씨로든 다시 구글 뮤직에 접속해서 듣는데 내가 직접 앨범이나 가수를 찾아 듣기보다 구글 뮤직이 Feeling Lucky 식으로 알아서 추천한 플레이리스트(내 음악들 기반으로 해서)만들어논걸 선택해서 듣는다.
사운드 클라우드도 그러한데 이 경우는 내가 구독한 사운드들 목록이 업뎃순으로 뜨는데 플레이 맨위에꺼 하면 최신순으로 차례대로 타임라인 음악들 들려준다. 좋으면 좋아요를 눌러두면 따로 나중에 좋아요만 한 메뉴 가서 다시 들으면 된다.
유투브 같은경우도 한 가수의 음악을 들으면 그 가수 음악만 모아논 플레이리스트가 옆에 보이더라. 유투브가 자동으로 동일한 가수명으로 올라온 영상을 모아다가 보여주는게 그거 누르면 그 가수의 음악들을 쭉 둘러볼 수 잇다. 또는 어떤 사람이 직접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들어볼수도 있는것이고.
엄마도 카페나 이런데 많이 가시니까 좀 활발하게 인터넷 쓰시는 중년분들은 트로트나 옛날노래들을 유투브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서 올려두기도 하시는듯 하더라. 엄마는 그냥 그거 맨날 틀어놓으신다. (너무 들어서 이젠 다 외우정도...)
믹스클라우드라는 서비스를 오늘 알게 됐는데 각 유저들이 자기가 믹스한 음악들을 올려놓고 들을 수 잇게 해놨나보다. 그런 믹싱뮤직 best 채널들을 어디서 선정했나보던데 아까 서두에 언급한 low light mixes 채널이 자기네 올라갔다고 포스팅한거 보고 들어가서 1위 한 채널 팔로우 하다가...
물론 음악은 좀 앰비언트적인것들인데. 어쨋든 음악 장르는 둘째치더라도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음악을 듣는것도 서비스에서 알아서 추천해주거나 다른 유저가 믹싱, 편집, 짜집기해놓은 음악을 선택적으로 내가 듣는게 더 편해졌다는 사실이다.
얼마전 누군가 만나서 음악 얘기를 하다가, 예전에 한 가수의 음반이 나오면 발매일 맞춰서 줄 서서 씨디 사려고 기다리고, 라디오 테이프 녹음하고, 친한 사람에게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음악들 선별해서 테이프나 씨디로 꿔서 선물해주기도 하는 등. 어찌보면 아날로그 적이면서도 나름의 낭만있었던, 그런 유년시절의 음악 추억이 더 그리워지는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옛적 추억을 회상하고 그때의 나름 순수했고 낭만과 의미있던 기억이 그리워지던건 왜인지 모르겠다.